5월 2째주 일요법회(5/14,일)
본문
하늘은 구름한점없이 맑고 적당한 기온에 절에 가기 좋은날 인거 같네요.
총무 동명스님은 법문중에 정호승 시인의 -이슬이 맺히는 사람- 이라는 시를 낭송해 주셨습니다. 가슴에 이슬이 맺히는 사람이 되기위해 분노를 가라앉히고 연민의 마음으로 상대방을 위해 기도하는 사람이 되었음 좋겠다는 말씀에 공감합니다.
- 법문하시는 동명스님 -
- 발원문 낭독 무애성(박은숙) -
- 사회 도안거사, ppt 원불성, 집전 법성거사님 -
이슬이 맺히는 사람이 되자
금강정사 총무 동명스님
부처님을 극진히 섬기는 웃따라라는 여인이 있었습니다. 웃따라는 이교도인 남편을 시봉하느라 부처님과 스님들에게 공양하지 못한 것이 안타까워, 어느 날 시리마라는 아리따운 여인으로 하여금 보름 동안 남편을 시봉하게 하고, 자신은 보름 동안 부처님과 스님들을 공양하기로 합니다.
어느 날 부처님을 위해 공양 준비에 땀을 뻘뻘 흘리고 있는 웃따라를 이해하지 못한 남편이 어이없다는 듯 웃는 것을 보고 시리마는 질투심이 생긴 나머지 웃따라에게 의도적으로 펄펄 끓는 기름을 끼얹었습니다. 그러나 그 기름은 웃따라의 피부에 닿는 순간 시원한 물이 되었습니다. 하녀들이 시리마를 두들겨패자 웃따라는 오히려 말렸고, 시리마로 하여금 부처님께 용서를 구하라고 합니다.
공양을 마친 부처님께 시리마가 용서를 구하자, 부처님께서 웃따라에게 물었습니다. “웃따라여, 시리마가 너에게 끓는 기름을 부을 때 너는 어떤 마음을 가졌느냐?”
웃따라가 대답합니다. “부처님이시여, 그때 저의 마음은 시리마에 대한 연민심으로 충만했습니다. 저는 ‘나에게 시리마만큼 고마운 사람은 이 세상에 없다. 그녀의 도움으로 부처님과 스님들께 공양을 올릴 수 있게 되었다. 만약 내가 그녀에게 나쁜 마음을 조금이라고 가지고 있다면, 이 기름이 나를 태울 것이요. 나에게 그녀에 대한 악심이 조금도 없다면 이 기름은 나를 태우지 못할 것이다’라고 생각했습니다.”
부처님께서 웃따라를 칭찬하시며 말씀하셨습니다.
“웃따라여, 참으로 훌륭하구나! 그것이 성내는 마음을 다스리는 올바른 방법이니라. 성내는 마음은 실로 친절과 연민으로써 극복해야 하느니라. 어떤 사람이 꾸짖는 말, 거친 말, 저속한 말을 한다면, 수행자는 오히려 그런 말을 하지 않음으로써 극복해야 하고, 인색한 사람은 베푸는 것으로써 극복해야 하며, 거짓말은 진실을 말함으로써 극복해야 하느니라.”
분노를 극복하는 것은 친절과 연민
사악을 극복하는 것은 선과 지혜
인색을 극복하는 것은 관용과 베풂
거짓말을 극복하는 것은 진실을 말하는 것이다. -법구경223송-
제게도 얼마 전에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제가 나쁜 뜻으로 말하지 않았는데도 지인이 제 말에 화를 내자 저도 “나쁜 뜻으로 말하지 않았는데, 왜 화를 내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서로 참회했음에도 그와는 여전히 불편합니다. 웃따라 얘기를 새기면서 저의 부족함을 다시 한번 참회합니다.
“다행이다/ 내 가슴에 한이 맺히는 게 아니라/ 이슬이 맺혀서 다행이다/ 해가 지고 나면/ 가슴에 분을 품지 말라는/ 당신의 말씀을 늘 잊지 않았지만/ 언제나 해는 지지 않아/ 가슴에 분을 품은 채 가을이 오고/ 결국 잠도 자지 못하고/ 새벽길을 걸을 때/ 감사하다/ 내 가슴에 분이 맺히는 게 아니라/ 이슬이 맺혀서 감사하다/ 나는 이슬이 맺히는 사람이다”(정호승, -이슬이 맺히는 사람-)
이슬이 맺힌다는 것은 세상의 잘못된 것을 볼 때 분노하는 것이 아니라 연민(憐愍)하게 되었다는 뜻입니다. 실로 우리들에게 필요한 것은 분노가 아니라 연민입니다. 사람이 분노하면 폭력적이게 되고 때로는 남에게 상해를 입히기도 합니다. 스스로는 맥박이 빨라지고,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고 뇌에 혈액순환이 잘 안 되며, 뇌세포가 손상되기까지 합니다. 분노는 남도 상하게 하고 나도 상하게 하는 것입니다.
연민은 입장을 바꾸어볼 때 생기는 태도입니다. 상대가 화를 낼 때는 그만큼 괴로워서일 것입니다. 입장을 바꾸어서 생각하면 분노보다는 연민이 앞서게 되고, 그때 가슴에 이슬이 맺힙니다.
어떤 사람을 생각하면 가슴에 분이 맺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에게 상처를 받았기 때문인 경우도 있고, 그가 나를 싫어하기 때문인 경우도 있습니다. 그가 나를 싫어하는 이유는 반대로 내가 그에게 상처를 주었거나 내가 그를 싫어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그도 나로 인해 불편한 일이 있었음을 알아차린다면 그도 나도 연민의 대상이지 분노의 대상이 아닙니다. 화가 치밀어오르면 이제는 가슴에 이슬을 만듦으로써 극복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가슴에 이슬을 만들기 위해 다음 몇 가지를 실천해야 합니다.
첫째, 질투는 분노를 일으키므로 질투하지 않겠습니다.
둘째, 남이 악업을 짓는 것을 보면 그를 위해 기도하겠습니다.
셋째, 내 마음을 알아차리고, 너그러움을 연습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