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인년 성도재일 특별법회(12/30,금)
본문
6년간의 고행끝에 깨달음을 얻으신날 성도재일. 올해는 2번째 성도재일이기도 합니다.
코로나로 인해 요 몇년간 사라져 가는 성도재일을 특별법회로 봉행되었습니다. 달력에 연꽃그림이 없어서인지 신도님들이 올라오시지 않으셔서 텅빈 법당이라 생각했는데 벽암 지홍스님께서의 "부처님의 성도(成道)"란 법문을 시작하시면서 부처님은 녹야원에서 최초설법을 5비구들에게 하셨는데 그래도 우리 법당에는 스님 5분과 신중단의 104위 호법신중과 영단에 모셔진 위패 영가님들과 참석하신 대중들을 합하면 설법을 듣는 인원이 적은수가 아니라고 하셨습니다.
비록 썰렁한 법당이었지만 알찬 법회였던거 같습니다.
부처님의 성도(成道)
벽암 지홍스님
부처님에게는 몸이 둘이 있습니다.
하나는 우리와 똑같이 피와 살과 뼈로 이루어진 육신이요, 또 하나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우주만유에 길이 영원하신 법신이 그것입니다.
4월 초파일은 어머니의 태를 빌어서 이 땅에 오신 육신의 부처님을 맞이하는 날인데 오늘 성도절은 진리이신 부처님, 법신불이 탄생하신 날입니다.
<수행본기경>에는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는 순간의 모습을 묘사하고 있습니다.
“......보살은 이미 악의 근본인 탐·진·치 삼독심을 버리고, 나고 죽음에서 벗어나 할 일을 다 이루고 지혜가 밝아짐을 스스로 알았다. 샛별이 동쪽 하늘에 뜰 때 위없이 바르고 참된 도를 깨달은 부처가 된 것이다.”
마왕 파순의 방해를 넘어서
부처님께서 깨달음을 이루신 것을 결정적으로 증명한 자는 다름 아닌 마왕 파순이었습니다. 인적이 드문 강가 보리수 아래서 깊은 선정에 들어 인간을 비롯한 모든 중생이 생사윤회하는 이유를 환히 깨닫고, 생사윤회로부터 해탈한 과정을 차례로 밟아가시던 중에 부처님 앞에 마왕 파순이 나타났습니다. 마왕파순은 자신의 세 딸을 불러서 부처님을 유혹하게 하였으나 역부족이었습니다.
또한 마왕은 자신의 온갖 세력을 총동원하여 부처님을 겁주어 보리수의 보리좌로부터 퇴전케 하려고 하였지만 역시 실패하였습니다. 또한 마왕 파순이 부처님 앞에 직접 나서서 고타마 싯달다여! 당신은 쇠약해 질대로 쇠약해졌으니 이제 괜히 성도하여 중생구제 하느라 이익도 보지 못하고 고생만 하지 말고 편히 살다가 생을 마감하라고 속삭이기도 합니다.
그런 파순에게 부처님께서는 단호하게 말씀하셨습니다.
"마왕이여! 내가 구하는 것은 네가 말하는 그러한 이익이 아니다. 나에게는 확신이 있으며, 정진할 힘이 있고 지혜가 있다.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수행하는 나에게 죽음을 말하는가. 생명이란 언젠가는 끝나게 되어 있으므로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바람이 강을 마르게 하듯 고행을 계속하면 살과 피는 마를 것이다. 그러나 나의 마음은 안정되어 있다. 내 정신의 청정함을 보아라. 나는 온갖 대상에 대하여 욕망을 일으키지 않는다. 무익하게 살기만을 바란들 무순 의미가 있겠는가. 나는 용감하게 너와 결전을 하리라. 나는 너의 군사력을 잘 알고 있다.”
“너의 제1군은 애욕이다. 제2군은 불만이고, 제3군은 목마름과 굶주림, 제4군은 갈망하는 것이다. 제5군은 나약한 의지이고, 제6군은 불안과 공포이며, 제7군은 의심이며, 제8군은 자신의 잘못을 감추려 하는 비굴한 마음이다. 이 세상의 모든 사람이 너의 군사력과 대항하여 싸워 이길 수 없다고 해도, 나는 지혜로써 너의 군사를 질그릇 깨뜨리듯 분쇄할 것이다. 장차 나는 널리 제자들을 교화하여 그들로 하여금 나의 가르침을 실천하도록 하고, 그들을 탐욕이 없는 경지에 이르도록 하리라.“
부처님께서 마왕 파순에게 조목조목 파순의 권속들을 짚어서 일러주셨는데 그 내용들을 보면 하나같이 모두가 우리 마음속에 깃들어 있는 번뇌의 항목들입니다. 바로 부처님은 외부의 마군이 아니라 자신의 내부에 깊이 잠재해 있으면서 마지막까지 성불의 걸림돌이 된 스스로의 번뇌를 모조리 굴복시켜 성도를 하신 것입니다.
■ 성도의 의미: 고통의 원인이 되는 자신의 마음속에 있는 여러 가지 번뇌들을 모조리 극복했다는 의미가 크다. (애욕, 불만, 갈애, 굶주림, 나약함, 불안과 공포, 의심, 비굴함, 삼독심, 오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