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셋째주 일요법회 (7/17,일)
본문
어느듯 7월의 절반을 돌아선 여름날 아침, 셋째주 일요법회를 봉행합니다. 사중스님들을 모시고 온.오프라인 사부대중들이 함께하여 지극한 마음으로 기도를 올립니다.
부처님의 가르침을 따르기를 발원하며, 오늘은 [보현행자의 서원]중 “수학분”으로 다함께 마음을 모은후, [누구에게나 친절하겠습니다]라는 주제로 동명스님의 법문으로 이어집니다.
오늘 법회 사회는 일우 거사님, 집전에 대각 거사님, ppt 여련심 보살님, 발원문 낭독에 혜경 거사님, 보현구의 점심공양 봉사였습니다.
동명스님의 온라인 동영상 법문 : https://youtu.be/w7TZWCT6wrM
- 동명스님의 법문이 있는 셋째주 일요법회 -
- 부처님께 예경합니다 -
- 지극한 마음으로 머리숙여 절을 올립니다 -
- 법문을 듣기전 마음을 고요히 하는 입정 -
- "누구에게나 친절하겠습니다" - 스님의 법문 -
- 발원문 낭독 -
- 보현구의 점심공양 봉사 -
누구에게나 친절하겠습니다.
동명스님
“살아 있는 생명이면 어떤 것이건, 움직이거나 움직이지 않거나, 길거나 크거나 중간이거나 짧거나 작거나 비대하거나, 보이거나 보이지 않거나 멀거나 가깝거나 이미 있거나 앞으로 태어날 것이거나, 모든 중생들이 안락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라겠습니다.”(「자애경(Metta-sutta)」)
「자애경」을 읽을 때마다 가슴 깊이 파고드는 감동이 있습니다. 얼마나 따뜻합니까? 살아 있는 생명이면 어떤 것이건 안락하고 평화롭고 행복하기를 바라는 마음, 이것이 부처님께서 제자들에게 가장 강조하신 가르침입니다. 이 가르침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물론 ‘자애’입니다. 사랑하는 마음, 따뜻한 마음, 친절한 마음입니다.
부처님께서 어느 날 사왓티의 좁은 골목길을 걸으셨습니다. 그런데 저 앞에서 똥군 니다이가 무거운 똥통을 지게에 지고 다가오는 것이었습니다. 그 골목길은 사람이 마주치게 되면 조심스럽게 비켜가야 겨우 부딪치지 않을 정도로 좁은 길이었습니다. 니다이는 저 앞에서 거룩하신 부처님께서 오시는 것을 보고 잔뜩 긴장하였습니다. 너무 좁은 골목길이라 무거운 똥지게를 지고 돌아서기도 만만치 않았습니다. 니다이는 부처님께 머리 숙여 인사한 후 조심스럽게 비켜가려다 그만 발이 미끄러져 넘어지고 말았습니다. 똥통에서 흘러나온 똥물로 골목은 순식간에 악취로 가득 찼습니다. 니다이는 다급하게 엎드려 부처님께 사죄했습니다.
“부처님, 참으로 죄송합니다. 위대하신 부처님의 몸을 더럽히다니, 죽을 죄를 지었습니다.”
“니다이야, 걱정하지 말아라. 옷은 빨아입으면 되고, 몸은 씻으면 되느니라. 우리 함께 강으로 가서 목욕하자꾸나.”
“어이쿠, 부처님이시여! 저는 부처님 같은 거룩한 분께서는 만져서도 안 되는 천한 놈입니다. 어찌 부처님과 함께 목욕할 수 있겠습니까?”
“니다이야, 나의 법 안에서는 귀하고 천한 것이 따로 없단다. 못된 생각으로 못된 짓을 하면 천한 것이고, 바른 생각으로 바른 행동을 하면 귀한 것이다.”
부처님께서는 니다이를 강으로 데려가 깨끗이 씻어주셨습니다. [불본행집경]에 나온 이야기입니다. 이런 상황이 제게도 닥친다면 과연 저는 부처님처럼 따뜻한 마음씨를 베풀 수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김호연의 소설 [불편한 편의점]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염영숙 여사는 한 노숙자가 자신의 지갑을 찾아주자 아무런 분별의식 없이 그에게 매일 도시락을 제공해줍니다. 그가 올 때마다 냄새도 나고, 손님들도 불편해하지만, 자신에게 베풀어준 친절을 생각하면서 그런 불편은 얼마든지 감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급기야 염영숙 여사는 노숙자 독고에게 편의점에서 일해볼 것을 권합니다. 그러기 위해 그에게 깨끗한 옷을 사입히고 조그만 쪽방도 구해줍니다. 신분이 전혀 보장되지 않은 노숙자에게 그런 친절을 베푸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지요. 알고 보니 그는 기억을 상실한 성형외과 의사였고, 염여사의 친절로 인해 마침내 기억을 되찾아 본래의 자리를 찾아갈 수 있게 됩니다.
[불편한 편의점]의 일이야 소설 속에서나 가능하다고 치부할 수도 있겠습니다만,부처님께서는 우리 불자들이 염영숙 여사와 같은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가르치셨습니다. 염여사는 노숙자에 대한 편견을 버리고, 그에게 합당한 친절을 베풂으로써 그가 제 갈 길을 가는 것을 도와주었습니다. 염여사의 행위가 다름아닌 보살행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말씀하십니다. “보살승에 굳게 나아가는 자는 ‘모든 중생들을 내가 무여열반계에 멸도케 하리라. 그와 같이 중생들을 멸도케 한 후에는 어떤 중생도 멸도하지 않았다’라는 마음을 가져야 한다.” [금강경] 쉬운 말로 정리해보겠습니다. “보살행을 실천하고자 하는 자는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되, 자신이 친절하게 대했다는 마음을 갖지 말아야 한다.” 바로 그것입니다. 오늘날 우리에게 절실히 필요한 덕목이 이렇게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하는 것입니다.
보살은 자신이 아는 사람과 모르는 사람을 크게 분별하지 않고 똑같이 친절하게 대합니다. 아는 사람이라고 높은 점수를 주지 않고, 모르는 사람이라고 낮은 점수를 주지 않습니다. 보살은 공평하고 공정한 것을 좋아합니다.
「자애경」에서 두 번째로 중요한 것은 ‘누구에게나’ 친절한 것, 공평한 것, 공정한 것입니다. [금강경]의 아상, 인상, 중생상, 수자상을 어렵게 생각할 필요가 없습니다.
[금강경]은 심지어 나와 남도 공평하게 바라보라고 가르치시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 절에 오시는 법우님들 중에는 공양간에서 공양하기가 불편하다고 말씀하시는 분이 계십니다. 다른 신도들끼리는 서로 친한 것 같은데, 자신만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아 낯설다는 것입니다. 우리 구법회고 우리 법등이니 챙겨주어야지 하는 마음은 있는데, 누구에게나 친절하게 대해줘야지 하는 마음을 갖는 분이 드물기 때문입니다. 이제부터는 대한불교조계종의 소의경전 [금강경]의 핵심 가르침이 “누구에게나 친절하라”임을 깊이 새기겠습니다.
내가 남을 등지지 않으면 남이 어찌 나를 등질까/
남을 등지면 그도 내게 등을 돌리리니/ 내가 홀로 믿어주고 그는 믿지 않는다면
잘못은 그에게 있지 내게 있지 않다네
吾不負人人豈負 負人人亦負其吾 吾其獨信人非信 曲在於人不在吾
-해담치익(海曇致益, 1862~1942), 「사람을 아는 것(知人)」("증곡집(曾谷集)"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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