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셋째주 일요법회(6/19,일)
본문
옅음에서 더 무거운 진초록의 여름으로 슬금슬금 도량의 발 밑을 파고드는 6월의 아침, 셋째주 일요법회를 동명스님을 모시고 봉행하였습니다.
사부대중 모두가 부처님의 가르침을 믿고 따르겠다는 다짐의 일환으로 보현행자의 서원중 오늘은 제5분 참회분을 다함께 합송하고 이어서,“보살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이라는 주제로 백중49일기도를 앞두고 부모님의 은혜와 그 은혜를 통한 보살의 마음을 배우는 계기가 될 수 있기를 동명스님께서 법문하셨습니다.
사회에 일우 거사님, 집전 청여 거사님, ppt 도향 거사님, 발원문 낭독에 묘법륜 보살님, 온라인 방송송출에 김현수 법우님, 발열체크 및 점심 공양 봉사에 보현구였습니다.
동명스님의 유튜브 동영상 법문 : https://youtu.be/UPVqoZpVkN4
보살의 마음, 어머니의 마음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
다음주면 백중49일기도가 시작됩니다. 저는 백중기도 때는 늘 노래 <어머니의 마음>을 부릅니다. 1930년대 국문학자 양주동 선생이 지은 가사에 작곡가 이흥렬 선생이 곡을 붙인 가곡입니다. 모두들 자신을 낳아주신 어머니를 생각하면서 함께 불러봅니다.
① 낳으실 제 괴로움 다 잊으시고/ 기르실 제 밤낮으로 애쓰는 마음
진 자리 마른 자리 갈아 뉘시며/ 손발이 다 닳도록 고생하시네
하늘 아래 그 무엇이 넓다 하리오/ 어머님의 희생은 가이없어라//
② 어려선 안고 업고 얼러 주시고/ 자라선 문 기대어 기다리는 마음
앓을사 그릇될사 자식 생각에/ 고우시던 이마 위에 주름이 가득
땅 위에 그 무엇이 높다 하리오/ 어머님의 정성은 지극하여라//
③ 사람의 마음속엔 온 가지 소원/ 어머님의 마음속엔 오직 한 가지
아낌없이 일생을 자식 위하여/ 살과 뼈를 깎아서 바치는 마음
이 땅에 그 무엇이 거룩하리오/ 어머님의 사랑은 그지없어라”
<어머니의 마음>은 "부모은중경"의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첫째, 아이를 잉태하여 지키고 보호해 주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여러 겁 거듭하여 온 무거운 인연으로/ 금생에 다시 와서 모태에 들었네.
날 지나고 달이 지나서 오장이 생겨나고/ 일곱 달이 되어서 육정이 열렸네.
한 몸뚱이 무겁기가 산악과 한 가지요/ 가고 서는 몸놀림에 바람과 재앙 조심하며
좋고 좋은 비단옷 모두 다 입지 않고/ 매일 단장하던 거울에는 티끌만 묻었네.
둘째, 아이를 낳으실 때 수고하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아이를 배어 열 달 지나/ 어려운 해산 날이 다가오면
아침마다 흡사 중병 든 사람 같고/ 나날이 정신마저 흐려지고
두럽고 겁난 마음 어이 다하리/ 근심 짓는 눈물은 흉금을 채우고
슬픈 빛을 띠우고 주위에 하는 말/ 이러다가 죽지않나 겁이 나네.
셋째, 자식을 낳고 모든 근심을 잊어버리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자비로운 어머니 그대 낳은 날/ 오장이 모두 열려 벌어진 듯
몸과 마음이 함께 까무러쳤고/ 피를 흘려놓은 것이 양을 잡은 듯 하네.
낳은 아이 건강하다는 말 듣고/ 그 환희가 배로 늘었네.
기쁨이 가라앉자 다시 슬픔이 오고/ 아픔이 심장까지 미치네.
넷째, 쓴 것은 삼키시고 단 것은 뱉아 먹이시는 은혜를 노래하노라.
무겁고도 깊으신 부모님 은혜/ 베푸시고 사랑하심 한 때도 변치 않고
단 것은 다 뱉으시니 잡수실 것 무엇이며/ 쓴 것만을 삼키셔도 싫어함이 없으시네.
사랑이 무거우니 정을 참기 어렵고/ 은혜가 깊으니 슬픔만 더하도다.
다만 어린 자식 배 부르기만 바라시고/ 자비하신 어머니 굶주려도 만족하시네.
다섯째, 마른 자리 아이 누이시고 젖은 자리 누우시는 어머니 은혜를 노래하노라.
어머니 당신은 젖은 자리 누우시고/ 아이는 안아서 마른 자리 누이시네.
두 젖으로는 목마름을 채워 주시고/ 고운 옷 소매로는 찬 바람 막아 주시네.
아이 걱정에 밤잠을 설치셔도/ 아이 재롱으로 기쁨을 다하시네.
오직 하나 아이를 편하게 하시고/ 자비하신 어머니 불편도 마다 않으시네.
여섯째, 젖을 먹여 길러주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어머니의 깊은 은혜 땅과도 같고/ 아버지의 높은 은혜 하늘과 같네.
깊은 마음 땅과 같고, 높은 마음 하늘 같아/ 어머니 마음 그러하고, 아버지 마음 그러하네.
두 눈이 없다 해도 좋아하는 마음 끝이 없고/ 손발이 불구라 해도 귀여워하시네.
내 몸 속에서 키워 낳으신 까닭에/ 온 종일 아끼시며 사랑하시네.
일곱째, 깨끗하지 못한 것을 씻어주신 은혜를 노래하노라.
아아, 아름답던 옛 얼굴/ 아리따운 그 모습 소담하신 몸매.
푸른 눈썹은 버들빛을 가른 듯/ 붉은 두 뺨은 연꽃빛을 안은 듯
은혜가 더할수록 그 모습은 여위었고/ 더러움 씻기다 보니 이마에 주름만 느네.
아아, 아들 딸 생각하는 가없는 노고/ 어머니의 얼굴이 저리 변하였네.”
...
"부모은중경"이 전하는 어머니의 열 가지 은혜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① 품에 품고 지켜주신 은혜 [懷耽守護恩]
② 해산날에 즈음하여 고통을 이기신 은혜 [臨産受苦恩]
③ 자식을 낳고 근심을 잊는 은혜 [生子忘憂恩]
④ 쓴 것을 삼키고 단 것을 뱉어 먹이는 은혜 [咽苦甘恩]
⑤ 마른 자리를 주려고 진 자리로 가는 은혜 [廻乾就濕恩]
⑥ 젖을 먹여서 기르는 은혜 [乳哺養育恩]
⑦ 손발이 닳도록 깨끗이 씻어주시는 은혜 [洗濁不淨恩]
⑧ 먼 길을 떠나갔을 때 걱정하시는 은혜 [遠行憶念恩]
⑨ 자식을 위하여 나쁜 일까지 짓는 은혜 [爲造惡業恩]
⑩ 끝까지 불쌍히 여기고 사랑해 주는 은혜 [究意憐愍恩]
어머니의 마음은 곧 보살의 마음입니다. 보살의 마음은 “모든 중생을 행복하게 해주면서도 내가 행복하게 해준 이는 한 명도 없다”(금강경)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바로 우리들의 어머니가 그러한 마음이었습니다. 오늘날 신식 어머니들은 자신을 챙길 줄 알게 되었습니다. 진정한 보살정신은 자신에 대해서도 잘 챙길 줄 아는 것입니다. 보살의 오온도 행복하게 해주어야 할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다만 보살은 자신의 오온에 대해 ‘내가 행복하게 해준 바 없다’고 여기고 집착하지 않습니다. 이번 백중기도에는 어머니의 마음을 통해 보살의 마음을 배우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사람이야 다 죽는 것 어찌 한스러울 게 있겠냐만/ 오직 그대 죽음만은 절대 그렇지가 못하구나
스물 젊은 나이에 물처럼 흘러가 버렸으니/ 문장과 재능은 몽땅 연기가 되어 버렸구나
젊으신 홀어머니 누구에게 의탁할까/ 백발의 스승도 참으로 가련하구나
그대 저승에 가서도 눈을 감기 어려워/ 정령이라도 하늘에 올라가 하소연하리라
人皆有死何須恨 惟爾之亡大不然 二十年光隨逝水 文章氣質摠成烟
靑春寡母將誰托 白髮阿師眞可憐 應想九原難瞑目 精靈直上訴蒼天
-연담유일(蓮潭有一, 1720~1799), [긍현을 애도하며(挽肯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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