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셋째주 일요법회(12/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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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느긋하던 날씨에 느슨해진 마음을 혼내기라도 하듯 매서운 한파에 함박눈이 온 천지를 뒤덮은 12월의 셋째주 아침, 동명스님을 모시고 셋째주 일요법회를 봉행하였습니다.
“ 우리 시대의 제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라는 주제로 동명스님께서 제사를 지내는 의미에 대하여 이해하기 쉬운 예를 들어 명쾌하게 법문하셨습니다.
오늘 법회 사회는 환희지 보살님, 집전 도향 거사님, ppt 자인향 보살님, 발원문 낭독에 무량지 보살님, 보현구의 점심공양 나눔봉사와 발열체크 봉사였습니다. 금강 가족 여러분, 한파로 인한 차가운 날씨에 무엇보다 건강 조심 하십시오.
온라인 동영상 법문을 통하여 동명스님께서 말씀하시는 제사를 지내는 의미 다섯가지에 대한 좋은 말씀을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동명스님의 유튜브 동영상 법문 : https://youtu.be/mVXohc32wnY
- 동명스님이 법문이 있는 셋째주 일요법회 -
- 제사의 의미에 대하여 명쾌하게 법문하시고 계신 스님 -
- 부처님께 예경합니다 -
- 억수같이 내리는 눈 -
- 새벽예불을 마치자마자 제설작업중 -
- 사중의 스님들과 범산, 홍인거사님께서 온 도량의 눈을 치우고 계십니다 -
- 동하스님과 범산, 홍인거사님의 대웅전앞 포즈 -
우리 시대의 제사는 어떤 의미가 있는가?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
깊은 밤 한 택시기사가 한적한 곳을 지나가는데 하얀 옷을 입은 젊은 여인이 손을 흔들어서 태웠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현상이 있었습니다. 차량 내의 거울을 뒷좌석이 보이도록 맞추어 두었는데, 뒷좌석에 앉아 있을 여인의 모습이 거울에 비치지 않는 것이었습니다. 이상하다 싶어 뒤를 돌아보면 여인은 다소곳이 앉아 있었습니다.
여인이 가리키는 마을의 집에 내려주었는데, 여인이 택시비를 가지고 나오겠다며 잠깐만 기다리라고 하고는 집으로 들어갔습니다. 한참 기다려도 나오지 않아 그 집으로 들어가서 주인을 불렀더니, 주인이 나와서 그날이 바로 1년 전에 죽은 딸의 제삿날이라고 하더랍니다.
이 이야기를 믿으시겠습니까? 옛날 우리나라의 제사는 이러한 관념에서 지냈습니다. 망자의 혼백이 직접 찾아와서 음식을 섭취한다는 생각으로 제사를 지냈다는 것입니다. 그러다보니 귀신이 움직인다는 자정이 지난 시각에 밥뚜껑을 열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자정이 넘어서 제사를 지내는 가정은 거의 없습니다. 초저녁에 지내거나 절에서 지내거나 아예 지내지 않는 집도 많아졌지요. 망자가 직접 찾아온다고 생각하면 옛날 방식이 옳겠지만, 오늘날 우리들은 망자가 직접 찾아온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입니다.
그럼 왜 제사를 지낼까요? 제사는 먼저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의 표현이며, 그분을 좋은 곳으로 인도하기 위한, 궁극적으로는 해탈 열반으로 인도하기 위한 따뜻한 사랑의 발로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저는 오늘날 제사의 의미를 다음과 같이 정리합니다.
첫째, 제사는 망자의 업장소멸을 도와주는 기도에 해당합니다.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남기고, 사람은 죽어서 이름을 남긴다”라는 말이 있지만, 우리 불교의 입장에서는 “사람은 죽어서 업식(業識)을 남긴다”라고 말하는 것이 옳습니다. 우리의 육신이 죽는다 해도 우리가 지어놓은 업(業, 행위)과 식(識)은 다음 생애로 이어지는 것입니다. 업장(業障)은 장애가 되는 업으로서 행복한 길을 가는 것을 방해합니다. 그 업장을 소멸해주기 위해 제사를 지냅니다. [지장보살본원경(地藏菩薩本願經)]은 “지장보살은 산 목숨을 죽이는 자를 만나면 숙세에 재앙이 있거나 수명이 짧은 과보가 따르는 것을 말해주고, 도둑질하는 자를 만나면 빈궁해지는 과보를 말해주며, 사음하는 자를 만나면 참새나 비둘기나 원앙새로 태어나는 과보를 받는 것을 말해준다”라고 전합니다. 그러나 이렇게 경고하고 있지만, 사람들이 죄업을 전혀 짓지 않고 살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업장이 두터운 영가들을 위하여 지장보살이나 아미타불의 명호를 정성껏 불러주면 죄업이 소멸된다고 합니다.
둘째, 제사는 영가 천도(薦度)를 도와주는 기도입니다. 천도는 이승에 미련이 남아 떠나지 못하는 영가를 일깨워서 떠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이미 환생했다면 의미 없는 것 아닙니까 하고 반문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의 제사는 단지 특정 영가만을 위한 것이 아닙니다. 영가와 인연이 있는 영가 중에서 아직 천도되지 않은 영가가 있다면, 그들에게도 부처님 법을 알려주어 천도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입니다.
셋째, 제사는 이미 다른 세상에 태어난 영가의 행복에 대한 기원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제사를 지내면서 기도해주는 대상인 영가가 이미 환생했다 해도, 그 이름을 부르면서 기도해주는 것은 그에게 좋은 영향을 줍니다.
또 한 가지 중요한 것이 있습니다. 우리는 환생할 때 인연이 깊은 곳에 태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조상들은 우리의 주변 인물로 환생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조상 영가의 환생이 나일 수도 있습니다. 그렇다면 새로 태어난 영가의 행복에 대한 기원이 곧 나 또는 가족, 그리고 친척이나 친구에 대한 기도이기도 한 것입니다.
넷째, 제사는 살아 있는 사람의 행복을 위한 기도이기도 합니다. [지장보살본원경]에서 대변장자가 지장보살에게 권속들이 공덕을 닦아주거나 재를 베풀어주면 죽은 사람이 그 이익을 얻고 해탈할 수 있는지 물어보자, 지장보살님은 이렇게 말씀하십니다.
“혹 어떤 남자나 여인이 생전에 선한 일을 닦지 아니하고 여러 가지 죄만 많이 지었더라도, 목숨이 마친 뒤에 그의 멀고 가까운 권속들이 그를 위하여 복을 닦아주면 그 공덕의 7분의1을 망인이 얻으며 나머지 7분의6의 공덕은 산사람들의 차지가 됩니다.”
다섯째, 제사는 조상의 은덕에 대한 보은(報恩)입니다. 조상은 이 세상에 나를 있게 한 근원입니다. 제사를 지내는 것은 곧 “이 세상에 저를 보내주시어 참으로 감사합니다!”라고 인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이런 관점에서 조상을 위해 정성껏 제사를 지낸다면, 그 제사의 의미는 배가됩니다. 따라서 제사의 의미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정갈한 음식과 함께 스님들의 정성스런 기도가 있는 절에서의 제사가 바람직합니다. 또는 집에서 지내더라도 천수경, 정근, 축원(발원문 봉독), 반야심경 순으로 기도를 올린다면 훌륭하겠습니다.
한평생 남녀의 무리를 속였으니 그 죄업이 천상의 수미산을 넘었도다
산 채로 아비지옥에 떨어져 그 한이 만 갈래나 되는데
수레바퀴 하나 피를 토하며 푸른 산에 걸렸도다
生平斯誑男女群 彌天罪業過須彌 活陷阿鼻恨萬端 一輪吐紅掛碧山
_ 성철(性澈)선사(1912~1993) 열반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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