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안거 기도입재 및 11월 셋째주 일요법회(11/21,일)
본문
늦가을과 초겨울의 사이에 살짝 낀 11월의 셋째주, 동안거기도입재기도 및 셋째주 일요법회가 동명스님을 모시고 봉행되었습니다.
다함께 천수경을 염송하고 마음을 가다듬는 입정시간에 이어 스님의 법문은 “ ‘바른 직업’이란 무엇인가? ”이라는 주제로, 팔정도중 원력 찾기, 원력 세우기에 대하여 법문하셨습니다.
오늘 법회 사회는 진공 거사님, 집전 대각 거사님, ppt 반야향 보살님, 발원문 낭독에 묘혜 보살님, 보현구의 점심공양 나눔봉사와 발열체크 봉사였습니다. 금강 가족 여러분, 일교차가 큰 요즘, 항상 무엇보다 건강 조심 하십시오.
온라인 동영상 법문을 통하여 동명스님의 좋은 말씀을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동명스님의 유튜브 동영상 법문 : https://youtu.be/uetIVCkvTeo
- 동명스님의 법문이 있는 셋째주 일요법회 -
- 동안거기도 입재와 11월 넷째주 일요법회 -
- 부처님께 예경합니다 -
- 스님의 법문 시간 -
- 주제 : 바른직업이란 무엇인가? -
바른 직업’이란 무엇인가?
- 원력 찾기, 원력 세우기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났습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입시는 참으로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들 합니다. 흔히들 어느 대학에서 무슨 전공을 했느냐가 평생을 좌우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 대부분의 사람들이 어느 대학에서 무슨 전공을 했느냐가 향후 직업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여긴다는 것이지요.
나에게 꼭 맞는 직업은 무엇일까요? 세상 사람들은 좋은 직업은 정해져 있다고 착각하는 듯합니다. 그러다보니 특정 전공, 특정 직장에 우수한 인재들이 몰리는 경향이 있습니다. 좋은 직업, 좋은 직장은 사람마다 다르게 마련인데도, 좋은 직업, 좋은 직장, 좋은 전공이 정해져 있다는 착각 때문에 어렵게 대학에 들어가거나 직장에 들어가서 적응하지 못하고 방황하는 사례가 빈번합니다.
좋은 전공, 좋은 직업, 좋은 직장은 자기 자신에게 잘 맞는 것입니다.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것은 무슨 뜻일까요? 우리는 수시로 내가 무엇을 해야겠다는 원력을 세웁니다. 장기적인 원력도 있고, 단기적인 원력도 있습니다. 또는 전 생애에 걸친 원력도 있습니다. 이를테면 다음 생애에는 꼭 출가수행자가 되어 부처님같이 인류에 크게 이바지하는 사람이 되겠다는 원력이지요. 자신에게 잘 맞는다는 것은 곧 그 원력에 부합한다는 뜻입니다. 좋은 직업을 선택하는 것은 ‘원력을 찾는 일’입니다.
전공이나 직업, 직장을 선택할 때 우리는 원력을 생각해야 합니다. 장기적인 원력은 무엇이었던가? 지금 이 시점에서 세우고 싶은 원력은 무엇인가? 이 원력에 따라 전공이나 직업, 직장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렇지 않고 사람들이 유망하다고 추천하니까, 남들이 추앙하는 직업이어서 선택했을 경우 뒤늦게 후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처님께서는 궁극적인 행복을 찾아가는 방도(중도)의 하나로 ‘바른 생계유지’, 곧 ‘바른 직업’을 말씀하셨습니다. 먹고사는 일이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에서 ‘바른 생계유지’는 어떤 것보다 중요할 수 있습니다. 대학입시가 인생에서 특별히 중요시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일 것입니다. 부처님께서 재가 신도를 향해 바른 직업에 대해 많은 가르침을 주셨을 것 같은데, 경전을 통해 전해지는 가르침이 많지는 않습니다.
“불자는 다섯 가지 장사를 해서는 안 된다. 무엇이 다섯인가? 무기 장사, 사람 장사, 동물 장사, 술장사, 독약 장사다.”(앙굿따라니까야 「장사 경」[A5:177])
이렇게 간단하게 말씀하셨지만, 우리는 이 가르침을 통해 어떤 직업은 갖지 않아야 하는지를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을 죽이는 일과 관계된 직업, 인신매매에 관계된 직업, 동물을 학대하는 일과 관계된 직업,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것을 판매하는 직업, 생명을 해치는 것을 판매하는 직업 등은 안 된다는 것입니다.
“마하나마여, 어떤 가문의 아들이 열정적인 노력으로 얻었고 팔의 힘으로 모았고 땀으로 획득했으며 법답고 법에 따라서 얻은 재물로 부모를 존경하고 존중하고 숭상하고 예배하면, 그들에게는 향상이 기대되고 쇠퇴란 없다.”(앙굿따라니까야 「릿차위 청년 경」[A5:58])
이 경은 ‘바른 직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법문을 담고 있지는 않지만, 사뭇 바른 직업이란 무엇인지를 말해줍니다. 즉 바른 직업은 열정과 노력에 의해 땀 흘려 정당하게 재물을 얻는 것입니다. 부동산투기나 주가조작으로 재물을 얻는 것은 바른 생계유지라 할 수 없습니다.
‘바른 생계유지’와 관련하여 우리 스님들을 경계하는 가르침도 있습니다. 사리뿟따 존자가 죽림정사에 있을 때의 일입니다. 사리뿟따 존자는 수찌무키라는 여자 수행자가 에게 “자매여, 나는 점을 보거나 손금을 보거나 관상을 보는 등 저속한 기술을 사용하여 음식을 얻지 않습니다. 정당한 방법으로 음식을 구하고, 그렇게 구한 음식만을 먹습니다”라고 말합니다.(상윳따니까야 「수찌무키 경」)
[디가니까야]의 「사문과경(沙門果經)」에는 출가 수행자의 그릇된 생계유지에 대해서 자세히 나와 있습니다. 그 대강은 점을 치거나 손금을 보거나 관상을 보는 등 신도들의 미래를 점쳐주고 대가를 얻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미래를 점치는 것이 왜 그릇된 것일까요? 간단합니다.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방해되기 때문입니다.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은 계정혜(戒定慧) 삼학(三學)을 닦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수행자가 열심히 수행하고 탁발하여 먹을 것을 얻으면, 겸손한 마음이 되어 낮은 자세로 음식을 얻게 되지만, 점을 쳐주고 대가를 받으면 오히려 고자세로 ‘내가 귀한 것을 가르쳐주었으니 재물을 듬뿍 내놓아라’는 자세가 될 수 있습니다. 출가자의 생계 유지는 반드시 수행에 도움이 되는 방향이어야 합니다.
우리 생애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옛 고승들의 상당수가 오십대에 생애를 마감했습다. 이쯤 되면 남은 생애의 원력도 세워야 하지만 다음 생애를 위한 준비도 해야 합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시간이 없어 미처 시작하지 못한 일 지금 시작해야 합니다. 남은 생애와 다음 생애를 위해 ‘원력 세우기’, 지금 이 시점에서 꼭 해야 할 일입니다.
부귀해도 다섯 솥의 음식이 외려 가볍구나/ 빈궁하나 한 소쿠리 밥에 만족한다
백년 동안 떠돌기는 한가지어늘/ 여기 어디에 잃음 있고 저기 어디에 얻음 있으랴.
富貴猶輕五鼎飡 貧窮自足一簞食 等是浮休百歲間 此何爲失彼何得
- 원감충지(圓鑑冲止, 1226~1292), 「우연히 쓰다(偶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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