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 호법법회(12/1,수)
본문
제법 매서운 12월의 칼바람이 부는 첫째주 수요일 아침, “청정사찰 실천지침”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준수하며 12월 호법법회를 봉행합니다.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께서 [ 노력해도 왜 안 될까? -바른 정진(正精進)]이라는 주제로 부처님께서 말씀하신 바른노력 네가지에 대하여 유쾌하게 법문해 주셨습니다.
법회에 참석하지 못하신 불자님께서는 동명스님께서 법문하신 “바른정진”에 대하여 유튜브 온라인 동영상 법문을 통하여 함께해 보시길 기원합니다. 마하반야바라밀_()_
동명스님의 온라인 동영상 법문 : https://youtu.be/ySLqyE4euJo
노력해도 왜 안 될까?
- 바른 정진(正精進)
중앙승가대 수행관장 동명스님
청소년에게 꿈을 물으면 “대통령이 되고 싶습니다”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 꿈은 이루어지겠습니까? 그 꿈이 이루어질 확률은 대단히 적습니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인구 중에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5년에 한 명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청소년 시절 저의 꿈 중 하나는 세계적인 대문호가 되는 것이었습니다. 그 꿈도 이루어질 확률이 대단히 적습니다. 왜냐하면 문학을 꿈꾸는 세계의 많은 사람 중 세계적인 대문호가 되는 이는 그야말로 소수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열심히 노력해도 안 된다고 느낄 때가 많습니다. 왜냐하면 우리가 원하는 것은 대체로 세상에 무한히 존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뼈가 부서지도록 노력하는데도 왜 안 될까?”
이런 마음이 드시는 분은 자신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점검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 세상에 많지 않은 것을 원하면 얻기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그런데 우리 불자들은 세상에 많지 않은 것을 원할 이유가 없습니다. 우리들이 진정으로 원해야 하는 것은 ‘행복’이어서 우리 안에 이미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부처님께서는 [마하망갈라 숫따]에서 행복을 명확하게 정의해주셨습니다.
“알맞은 곳에 살며, 공덕을 쌓고,바른 서원 세워 사는것,그것이 최상의 행복이어라!”
[마하망갈라 숫따]를 간단하게 요약하면 계(戒)・정(定)・혜(慧) 3학을 충실히 닦아가는 것이 행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행복을 위해 노력한다는 것은 곧 바른 생활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마음을 고요히 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고, 지혜를 쌓기 위해 노력하는 것입니다.
“왜 이렇게 일이 안 되지!”하는 마음이 드시는 불자들은 한번 생각해 보십시오. 바른 생활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바른 생활이 잘 안 되셨는지요? 노력했는데도 마음이 고요해지지 않으셨는지요? 어리석게도 감각적 욕망을 버리기 힘드셨는지요? 우리 불자들이 탄식해야 하는 지점은 바로 이 세 가지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을 때입니다. 계정혜 3학 공부가 잘 안 된다고 탄식하는 불자들은 바르게 노력하고 계시는 것입니다. 공부가 잘 안 되고 있음을 알아차리는 것으로부터 발전해 가기 때문입니다.
정우성・조인성이 주연한 영화 「더 킹」에서 박태수(조인성 분)는 소위 불량학생이었습니다. 아버지도 건달이었지요. 항상 기세등등하던 아버지가 어느 날 검사 앞에서 무릎을 꿇고 있는 것을 본 태수는 큰 충격을 받습니다. 주먹만 잘 쓰면 누구에게나 큰소리 칠 줄 알았는데, 세상에는 더 힘센 세력이 있음을 깨달은 것이지요. 태수의 꿈은 그때부터 ‘검사’가 됩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겠습니까? 현실에서는 이루어지기 힘들겠지만, 영화에서는 이루어질 수도 있습니다.
태수는 죽기를 각오하고 공부한 결과 서울법대에 들어가고, 우여곡절 끝에 사법시험에 합격하여 검사가 됩니다. 그러나 검사에게 일찍이 상상했던 엄청난 권력이 있는 것은 아니었지요. 그때 만난 이가 정치검찰 한강식입니다. 한강식과 그의 일당은 유명인사들의 약점을 틀어쥐고는 필요할 때 터뜨림으로써 정치권력을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유도하고 있었습니다. 한강식의 일원이 되어 박태수는 열심히 노력합니다. 그는 과연 꿈을 이룰 수 있을까요? 그리고 그 꿈을 이루면 행복해질까요?
부처님께서는 바른 노력을 네 가지로정리해주셨습니다. 첫째, 아직 나타나지 않은 불건전한 씨앗(불선법)은 생기지 않도록 노력할 것, 둘째, 이미 나타난 불건전한 씨앗은 없애도록 노력할 것, 셋째, 아직 나타나지 않은 건전한 씨앗(선법)은 생기도록 노력할 것, 넷째, 이미 나타난 건전한 씨앗은 잘 자라도록 노력할 것 등입니다. 만약 이런 노력이 아닌 다른 노력이라면 행복해 진다는 보장도 없습니다. ‘불건전하다’는 것은 수행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뜻입니다. 불건전한 씨앗은 예를 들면 늦잠 자는 버릇, 욕하는 버릇, 투덜거리는 버릇, 남을 미워하는 마음, 질투하는 마음, 오만한 마음 등 내게 이롭지 않은 것들입니다. 건전한 씨앗은 자비로운 마음, 정리하는 습관, 철저한 알아차림, 팔정도나 육바라밀 등 나의 수행에 도움이 되는 덕목입니다.
바른 노력은 인내를 필요로 하기도 하지만, 대체로 기쁨과 흥미를 먹고 자랍니다.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일시적으로 고통스러울 수 있지만, 아픔을 이겨낸 후에는 기쁨과 흥미가 다가오게 되어 있습니다. 새벽마다 기도하는 것이 쉽지 않지만, 기도를 마치고 가시는 분들이 더없이 행복한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젊은 시절 틱낫한 스님은 몸이 몹시 약했답니다. 출가한다고 했을 때 가족들이 승가의 혹독한 수련을 견딜 수 있을지 걱정했지요. 그러나 틱낫한은 사미승이 되자 저 하늘의 새처럼 자유로운 느낌이었답니다. 독경하는 시간이 되면, 마치 음악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지요.
깊은 신심으로 계정혜 3학 증진에 노력해 보십시오. 거기에 진정한 행복이 있습니다.
“부처님! 오늘 하루도 부지런히 정진하면서 살아가겠습니다. 저와 이웃, 그리고 세상 모든 존재를 위하여 제가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매순간 저의 몸과 마음을 알아차리겠습니다. 그리고 모든 존재를 자비의 눈으로 바라보겠습니다. 부처님이시여, 정진하는 저의 마음에 힘을 불어넣어주시고 불퇴전의 용기를 주시옵소서!”
한줄기 차가운 등불 아래 경전을 읽느라,/ 밤눈이 빈 뜰에 가득 쌓이는 줄 몰랐어라.
깊은 산 나무들은 연주를 멈추었고,/ 때맞춰 처마 밑 고드름이 섬돌을 두들기네.
一穗寒燈讀佛經 不知夜雪滿空庭 㴱山衆木都無籟 時有檐氷墮石牀
[눈 내리는 밤(雪夜) 철선혜즙(鐵船惠楫,1791~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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