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홍스님 법문"원력이 없으면 이루어지는 일도 없다" (4/12,일)
본문
4월 12일(일) 북한산 중흥사에서 진행된 주지 벽암 지홍스님의 법문 내용을 함께 공유합니다.
원력이 없으면 이루어지는 일도 없다
벽암지홍스님(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결정된 업에서는 벗어나기 어렵다. 그러나 간절한 원력이 있으면 결정된 업도 소멸할 수 있다.”(<대승경전>)
부처님 제자가 살아가는 방식은 굳건한 원력을 가지고 사는 것이다. 원력은 불자의 생명줄이어야 한다. 모든 불보살님도 이 원력으로 진리를 구하고 중생을 건지신다. 우리의 본래 성품은 불성(佛性)이다. 때문에 인간의 능력은 불가사의한 힘을 가지고 있다. 그 불가사의한 무한한 능력은 원력을 통해서 삶 속에 실현된다.
원력이 어떻게 작용하는지 살펴보자. 옛날에 노스님들께 자주 듣던 이야기다. ‘요새 젊은 스님들은 공부는 열심히 하는데 원력종자가 없다.’ 하셨다. ‘원력이 무엇입니까?’ 하고 물으면 ‘생로병사 타파, 일체중생 제도’라고 하셨다. 그후 나도 사람들이 나에게 왜 출가를 했는가 하고 질문하면 자연스럽게 ‘생로병사 타파, 일체중생 제도’라고 대답했다. 사실은 그게 무슨 뜻인지 처음에는 잘 모르고 관념적으로 대답했었던 것이다. 왜냐면 구체적으로 고민하고 실행하려고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노스님들이 보기에는 젊은 스님들이 그렇게 보였던 것이다. 그래서 깊은 고뇌와 현장의 어려움을 경험해보지 않은 사람에게는 원력이 없는 것이다.
원력은 그냥 쉽게 세워지는 것이 아니다. 지독한 고난을 겪고 그 아픔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을 거치면서 원력은 세워지는 것이다. 즉 중생고가 원력으로 모양을 바꾸면서 드러난다. 원력은 세우기가 힘들지만 한번 마음속에 심어지면 우리의 삶은 흔들리지 않고 원력성취를 위해 앞으로 나아가게 된다.
우리 스님들은 생사해탈 일대사를 해결하겠다는 자긍심을 갖고 출가해서 수행정진하면서 살아간다. 그 과정에서 부모가 돌아가셨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면 다음과 같은 속정(俗情)이 일어난다. ‘한 집안에서 승려 한 사람만 나와도 구족(九族)이 생천(生天)을 한다는데, 내 수행력에 의해 부모님이 극락왕생하셨을까.’ 이런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런데 자신을 돌아보니 내 수행력으로는 부모님이 도솔천에 가실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에 부끄럽고 번뇌스럽다. 이러한 마음들이 고뇌가 되고 그 고뇌가 커지면, ‘아, 내가 정말 공부를 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을 하게 되고 ‘나의 어머니를 도솔천에 나시게 해야겠다.’라는 원력을 세우게 된다. 속정이 고민을 낳고 고민이 깊어지면서 목련존자처럼 되어간다. 이처럼 자신의 고민을 발심과 원력으로 자꾸 전환시켜야 한다. 한번에 되는 것이 아니다. 모든 어려움과고통을 자꾸 자비원력으로 전환해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고(苦)가 원력으로 승화되면 우리의 삶은 원력이 주도해 가게 된다. 원력이 서면 기도수행을 매섭게 하게 되고 보살의 원력은 성취되는 것이다.
원력을 세우지 않고 이뤄지는 것은 하나도 없다. 이 원력이 절대적이고 수행해나가는 데 전부여야 한다. 원력이 아니면 해탈과 열반의 세계는 갈 수 없고 원력이 아니면 우리의 원만자성을 찾을 수가 없다. 그래서 항상 불자에게는 삶에 있어서 원력이 제일 중요하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