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단법석 시즌2 - 두번째 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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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단법석 시즌2의 두 번째 주제 역시 ‘깨달음’이었다.
선(禪) 수행으로 명성이 높은 조계종 원로의원 고우스님이 깨달음에 관한 견해를 밝혔다. 스님은 “깨달음이란 중도(中道)를 깨닫는 것”이라며 “중도란 ‘나’라는 편견에서 탈피해 모든 존재가 부처님임을 아는 것”이라고 결론 내렸다.
9월26일 저녁 서울 조계사 도심포교 100주년 기념관에서 열린 야단법석 시즌2 두 번째 시간은, 대회를 주최한 자성과 쇄신 결사추진본부장 도법스님이 깨달음에 관해 묻고 고우스님이 답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고우스님은 전 조계종 종정 성철스님의 백일법문이 인생에서 새로운 전기를 열어줬다고 평가했다.
“백일법문의 핵심은 중도”이고, “이를 통해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을 수 있었다”고 술회했다. 스님이 말한 중도란 남과는 다른 내가 있다는 착각에서 벗어나는 일이다.
예컨대 스님은 “새끼줄 짚신 가마니는 모두 모양이 제각각이고 쓰임새도 다르지만 본래 재료는 짚”이라며 “중도란 모든 존재가 이렇듯 본질이 하나라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곧 다른 존재가 그렇듯이 나 역시 있는 그대로 부처이니 스스로 당당하게 살아가라는 주문이다. 그러나 스님은 “우리는 남과는 다른 내가 있다며 교만을 부리거나 열등의식을 갖고 스스로를 학대한다”며 “차별적 시각으로 감정부터 앞세우니 존재의 실상을 제대로 바라보는 지혜가 발현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이어 ‘자아란 수억만 개의 원자덩어리’라는 노벨물리학상 수상자 파인만의 비유를 소개하며 “중도의 통찰이 개인적 고통을 포함해 사회적 세계적 고통을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강조했다. ‘나’라는 굴레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라는 격려다.
이에 도법스님은 “깨달음의 내용은 연기와 중도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라면 결국 깨달음이란 지금 바로 실천해야 할 내용”이라며 “지나친 신비화와 실체화라는 깨달음에 대한 왜곡된 인식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역설했다.
깨달음은 "삼매나 신비체험이 아닌 현실의 법문과 대화로 알 수 있으니, 연기 중도에 대한 이해와 확신, 실천으로 완성해가는 것이 새로운 개념의 깨달음"이란 일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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