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해년 신년법어 _ 벽암 지홍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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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게 주어진 무한공덕
기해년의 새해 아침이 밝았습니다. 새해의 아침, 맑고 향기로운 차 한 잔으로 부처님 전에 예배드리며 금강가족 여러분께 새해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는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부처님의 은혜가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새해는 항상 새롭고 낯설게 다가옵니다. 아마도 그것은 미래를 맞이하는 막연한 불안과 새해에 대한 기대가 함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따지고 보면 지난해와 똑같은 태양이 뜨고 같은 사람들을 만나고 지난해와 같은 음식들을 먹건만 항상 새해를 맞이하는 이 순간은 늘 새롭고 경이롭습니다.
새해 우리 모두는 1년 365일이라는 시간의 보물을 부여받았습니다. 남, 여, 노, 소 모두가 공평하게 1년을 부여 받은 것입니다. 이 한해를 각자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행복을 가꾸는 보배의 해가 될 것이고 아니면 아무 가치도 없이 비루하게 소비해 버릴 수도 있습니다. 그 삶의 주인공은 우리들 자신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또 하나의 보물은 마음입니다. 마음은 모든 것을 만들어 냅니다.(一切唯心造) 지혜와 자비의 마음이 있고 탐욕과 분노와 어리석은 마음도 있습니다. 이 마음을 각자가 어떻게 잘 다스리고 쓰느냐에 따라 우리의 삶은 결정됩니다. 똑같은 상황에서 한 사안을 놓고 어떤 사람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여 평화롭게 살고 어떤 사람은 부정적으로 받아들여 고통스러워합니다. 부처님은 마음공부를 잘하여 깨달음을 이루었고, 중생은 마음을 잘 다스리지 못하여 고뇌 속에서 고통스런 삶을 살고 있습니다. 우리는 각자 마음을 잘 다스리고 잘 쓰며 살아야 합니다. 마음은 무한가능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가지고 있는 세 번째의 보물은 신체입니다. 살아있는 모든 사람은 신체를 가지고 있습니다. 생명체인 나의 신체가 있으므로 비로소 이 세상 모든 것과 나의 삶이 의미와 가치가 있게 됩니다. 내가 살아있음의 증거인 나의 신체가 없으면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은 죽음입니다. 이러한 나의 신체를 잘 관리하고 건강하게 살아야 합니다. 건강한 신체로 삶을 긍정적으로 살 때 개인과 가정과 사회가 평화롭고 행복해 질 수 있습니다.
다음 네 번째로 우리에게 주어져 있는 것은 자연환경입니다. 자연환경이란 땅과 하늘 그리고 공기와 해빛, 식물과 생물, 물과 기온 등이 자연입니다. 이 자연의 8가지요소 중에서 한 가지만 없어도 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은 존립할 수 없습니다. 자연환경은 모든 생명의 터전이고 나에게 있어서는 절대적 생명의 조건입니다. 우리는 자연환경을 잘 가꾸고 감사해야 합니다.
이처럼 우리는 소중한 보물을 가지고 있고 절대적으로 중요한 생명환경들이 우리 모두에게 조성되어 있습니다. 이 소중한 것들이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주어져 있음을 알 때 인간은 무한 창조력을 지닌 존재인 것입니다.
인간은 고정불변한 운명적 존재가 아닙니다. 각자에게 주어져있는 이 무한 창조의 공능이 있음을 깨닫는 것이 반야지혜의 눈을 뜨는 것이며 이 공덕을 잘 다스리고 쓰는 것이 바라밀수행이며 행복창조의 삶입니다.
새해는 자신에게 주어져 있는 무한공덕을 지닌 보물들을 잘 활용하여 밝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시길 기원합니다.
『나무를 비벼서 불을 내듯이 불은 아직 나지 않았는데 자주 쉬면 불기운도 따라서 없어지리니 게으른 공부인도 이와 같으니라. 그러나 지심으로 정진하고 도를 구하여 쉬지 않으면 반드시 좋은 과를 거두리니 무슨 원을 이루지 못하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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