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 2555년 9월27일(화) 초하루법회(주지스님법문)
본문
불기 2555년 9월27일(화) 초하루법회
법문 : 주지스님
주제 : 내 마음 어디로 향하는가?
9월인가 했더니....
어느새 가을은 우리 앞에 가고 있습니다.
너무 빨리 가버리지 않기를.....
눈으로 가슴으로 가을을 느낄 수 있도록....
너무도 아름다운 이 계절에
마음을 모으고 정리하는 시간을 가져보면 어떠실지요.
----------------------법 문--------------------------
대사께서 말씀하셨다. “선지식들아, 만약 수행하기를 바란다면 세속에
서도 가능한 것이니, 절에 있다고만 되는 것이 아니다. 절에 있으면서
닦지 않으면 서쪽 나라 사람의 마음이 악함과 같고, 세속에 있으면서 수
행하면 동쪽 나라 사람이 착함을 닦는 것과 같다. 오직 바라건대, 자기
스스로 깨끗함을 닦으라. 그러면 이것이 곧 서쪽 나라이니라.”
--- 육조단경 수행중에서 ---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가?” 하는 것은 대단히 중요한 일입니다.
그것은 “마음이 향하는 곳” 바로 그 곳이 우리가 “마침내 이를 곳”이기
때문입니다. 마음이 희망을 버리지 않고 이상(理想)을 떠나지 않는 한,
우리는 결국엔 우리가 꿈꾸는 그 곳에 이르게 됩니다.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해와 달이 깨끗하지 못하여서 장님은 보지
못한다고 하느냐? 그렇지 않읍니다. 세존이시여, 그것은 장님의 허물일
지언정 해와 달의 허물은 아닙니다. 사리불아, 중생의 죄업으로 여래의
국토가 깨끗하게 장엄된 것을 보지 못할지언정 여래의 허물은 아니니라.
사리불아, 나의 이 국토는 깨끗하건만 네가 보지 못하느니라.”
--- 유마경 불국토품중에서---
수행에서도 수행자의 마음 향하는 곳은 역시 대단히 중요합니다.
내 마음 향하는 곳에 따라 궁극의 수행도 이루어지기 때문입니다.
수행자의 마음은 당연히 '부처님'을 향해야 합니다.
우리가 무슨 수행을 하든, 참선을 하든 주력을 하든 깨달음을 구하든 해
탈을 구하든 자비행을 하든 무엇을 하든 궁극의 그 마음 향하는 곳은
'부처님'이어야 하는 것입니다. 늘 부처님을 그리고 부처님을 잊지 않고
부처님을 닮아 가겠다는 그 마음! 그런 그 마음이 마침내 우리를 깨달음
에 이르게 하고 모든 번뇌에서 해탈하게 하며 일체 중생과 하나되게 하
는 것입니다. 우리 마음이 부처님을 떠나지 않는 한, 우리가 본래 부처
인지라 결국에는 부처를 이루고야 마는 것입니다. 번뇌에 찌들고 세파에
시달리는 지금, 명색이 부처님 법 만나 수행한다는 나는, 내 마음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법열이 일고 고뇌가 일 때마다 우리 모두 내 마음 향하는
곳을 살펴 볼 일입니다. 배려가 아름다운 사람! 그런 사람이 참 아름다
운 사람입니다. 나의 자유가 소중한 만큼 남의 자유도 나의 자유와 똑같
이 존중해주는 사람! 남이 실수를 저질렀을 때 자기 자신이 실수를 저질
렀을 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그 실수를 감싸 안는 사람! 남이 나의 생각
과 관점에 맞지 않다고 해서 그것을 옳지 않은 일이라 단정짓지 않는 사
람! 나의 사랑이 소중하고 아름답듯이 그것이 아무리 보잘것없이 작은
것이라 할지라도 타인의 사랑 또한 아름답고 값진 것임을 잘 알고 있는
사람! 잘못을 저질렀을 때는 너 때문에 라는 변명이 아니라 내 탓이야
라며 멋쩍은 미소를 지을 줄 아는 사람! 기나긴 인생길 결승점에 일등으
로 도달하기 위해 다른 사람을 억누르기보다는 비록 조금 더디 갈지라도
힘들어하는 이의 손을 잡아 당겨주며 함께 갈 수 있는 사람! 받은 것들
을 기억하기보다는 늘 못다 준 것을 아쉬워하는 사람! 그런 사람이 참으
로 아름다운 사람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그만큼 경륜이 쌓이므로 더 많이 이해하고 배려하고 너
그러워져야 하는데 오히려 아집만 늘어나고 속이 좁아지는 사람도 있습
니다. 진정 우리가 이렇게 나약해져가고 있는 건 아닌지 누군가의 말에
쉽게 상처를 받고 이해하려는 노력보다 심통을 부리지는 않는지...
그러다보면 나보다 어린 약자인 사람에게 손을 내밀며 대접 받으려 하고
마음이 편협해집니다. 나이 들수록 열린 마음과 넉넉한 마음으로 이웃을
돌보며 아랫사람들을 포용함으로써 나이 듦이 얼마나 멋진지를 보여주
며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이루어놓은 일이 많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자기
삶에서 성취감을 느끼며 감사하며 살아갑니다.
그런 사람은 나이가 들수록 넓고 큰 마음을 갖습니다. "주름살과 함께
품위가 갖추어지면 존경과 사랑을 받는다"는 위고의 말처럼. 마음의 향
기와 인품의 향기가 자연스럽게 우러나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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